러시아가 역사의 전면에 나섰을때

인문 | 2022.03.05 21:40

트라팔가해전에서 영국함대에 패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대륙봉쇄령으로 영국을 묶어두려했고 잠재적 파트너인 러시아를 정벌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는 유럽대륙은 버릇없는 러시아를 벌주기위한 동맹을 구축하고 수십만 병력은 순식간에 러시아로 진격하여 그 운명은 바람앞의 등불과 같았다.
나폴레옹은 무적의 군대였다.
크고작은 전투에서는 항상 승리하였고 쉽지않았지만 모스크바를 점령해 황제의 위용을 뽐냈다.
이렇게 러시아원정은 일단락되는듯 싶었다.

그런데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어찌된 일인지 전투는 이겼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고 러시아는 좀비같이 되살아났다.
오랜 원정에 프랑스동맹군의 피로는 쌓여갔고 홍수, 전염병, 식량난에 더해 러시아의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고 나폴레옹은 소득없이 퇴각하다 러시아에게 결정적인 한방에 무너지고 만다. 나폴레옹 몰락의 시작이었다.


1차세계대전 이후 파리에서의 강화회의는 악의 씨앗과 같았다. 승전국은 독일에 징벌적 배상을 요구했고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대공황으로 자연스레 전체주의가 고개를 들즈음 히틀러가 총통이 되었고 독일은 급격히 병영국가로 변신하게 된다.
독소불가침조약 체결 후 독일과 소련의 폴란드 분할을 시작으로 유럽은 또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독소불가침조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히틀러는 슬라브족을 혐오했고 스탈린은 히틀러를 믿지않았다.
서부전선의 성과는 히틀러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그 야욕은 마침내 전선의 이원화라는 치명적인 오판으로 이어진다.
바르바로사 작전으로 명명된 독일의 소련침공으로 역사상 최악의 전쟁인 독소전이 시작되었다.
나폴레옹의 기동력을 전차에 탑재한 독일의 전격전에 세계는 경악했다. 러일전쟁을 지켜본 서방은 소련의 운명이 다할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소련은 강했다.
아무리 강한 국력이 있어도 당시의 전투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이를 뒷바침하는 보급은 필수였다.
소련의 광활한 영토는 그 자체가 훌륭한 요새였고 하루만에 백만병력을 수급할 수 있는 전체주의 국가라는걸 히틀러는 간과했다.
독소전쟁의 전환점이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시작으로 소련은 대대적인 공세를 취했고 마침내 베를린을 함락시켜 독소전쟁을 승리로 마무리한다.



세계사의 전환점은 보통 새로운 것의 발견이나 발명 또는 혁명이나 전쟁이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원정이나 독소전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인 사건이었지만 결과는 역사흐름의 줄기를 바꿔 놓았다.
나폴레옹은 러시아원정의 실패로 모든 유럽의 타겟이 되었고 독소전을 승리한 소련은 2차세계대전의 최대(!) 승전국이 되어 이후 미국과 세계를 양분했다.

볼셰비키 혁명으로 최초의 공산국가가 탄생한 곳도 러시아였다. 공산주의가 끼친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다.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움 선언으로 천재들의 모임이었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했다. LTCM은 수학적 모델링에 기반한 채권차익거래로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를 수익율로 찍어누른 투자회사였다. 하지만 과도한 레버리지로 위험을 키웠고 러시아의 지불유예에 직격탄을 맞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다.
원자재는 폭등하고 미국과 나토군이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전면적인 경제제재와 전 세계적인 여론이 러시아를 규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핵에 대한 언급을 한다.
바야흐로 혼돈의 시기다.
이처럼 러시아가 세계사 전면에 등장할때는 그 경과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태양풍은 태양에너지가 플라즈마 형태로 태양계 전체에 내뿜는 현상이다. 한마디로 에너지 덩어린데 여기엔 열에너지와 같은 생명체에 필요한것도 있고 자외선이나 방사능과 같은 치명적인 입자도 있다.
이런 태양풍을 정면에서 맞게되면 죽음의 별이 될것이다.

다행히 지구는 이런 태양풍의 직접적인 공격을 막아주는 훌륭한 방패가 있는데 바로 지구자기장이다.
지구자기장의 세기는 위치와 시간에따라 변하기도 하는데 이는 태양풍의 영향을 더 받을수도 덜 받을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태양풍은 인공위성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궤도운동시 지구자기장이 약한 곳에서는 치명적 결함이 생길 수 있어 안전모드로 운행한다.
즉, 태양활동이 활발할때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경제 입장에선 지금이 그런 시기일듯 싶다.
나폴레옹 시대의 로스차일드 일가는 특유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다. 대공항으로 신음하던 일부 국가는 전쟁으로 재건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전쟁 미화가 아니다)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할까?
버텨야 한다. 안전모드 운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쟁과 코로나19가 끝날때까지 이 바닥에서 선수로 계속 뛸 수 있다면 적어도 실패는 아닐것이다.
조심해서 나쁠건없다.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나길 바라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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