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비판 - 5. 부동심

경제 | 2024.11.17 14:15

매도를 일찍해서 입맛을 다시거나 더 큰 수익 욕심으로 매도시점을 놓쳐 큰 손실을 본적이 있을것이다.
추격매수를 했는데 고점에 물린적도 있을것이다.
이런 경험으로 황폐화된 마음을 다스리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뤄 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수익을 위해 공부를 강조하곤 하는데 주식공부는 빙산의 일각같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공부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닫는게 성공의 확율을 높일수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주식공부를 한다곤 하지만 그 효과는 극히 미미하며 실제로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위해선 잘못된 공부보다 감정과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주식공부관련 내용은 나의주식비판 3편을 참고하자)

헬레니즘시대의 철학은 마음의 평화를 이룰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으며 발전했는데 제논으로 대표되는 스토아학파의 금욕주의를 들수 있겠다. 
인간의 감정과 욕망이 마음의 평화를 해치므로 그것의 절제가 선에 이르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스토아학파의 그런 경지를 아파테이아(apatheia) 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부동심(不動心) 정도라 할 수있겠다.

감정과 욕망의 절제는 부동심의 경지에 이르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며 이성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
이성적으로 투자하면 실수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성최고의 학문이 철학이고 나의 주식투자는 철저히 철학과 이성을 바탕으로 한다.
사실 부동심의 경지는 훈련도 있어야겠지만 본성적인 측면이 더 큰거같다. 사유하는 본성. 나는 나의 본성을 사랑한다.
부동심은 깨달음의 결과이지 그 방법에 대해선 설명 않겠다.
마치 어린 아이에게 달을 알려줄때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 방법도 있고 그냥 달을 보게 하는 방법도 있는것처럼 말이다. 
부동심에 이르는 방법은 여러분이 직접 체득해야 한다.
여러분은 감정과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가? 부동심을 경험해 본적이 있는가?
부동심의 경지에 이르면 다음과 같은 상태를 경험할 것이다.

1) 여유가 있다
언젠가 나의주식비판 2편에서 개인의 유일한 무기는 시간이라했는데 조급하지 않는 투자는 실수할 가능성을 줄여준다.
시간에 쫒기지 않는 투자를 하면 을이 아닌 갑인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이다.
내가 A주식을 사고 싶은데 너무 올랐다 싶으면 B주식을 산다는 마인드다. 
주식은 독과점 제품이 아니다. 언젠가 A주식이 내가 원하는 가격이 오면 그때 사면 된다.
매도는 가급적 증권사의 자동매매에 맞기는게 좋다.
자동매도해 3% 수익이 났는데 나중에 상한가를 갔다면 속은 쓰리겠지만 미련둘 필요없다. 
이런 경우는 주식하다보면 수도없이 겪는 일이다. 중요한것은 그런 심리적인 동요에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어떤 주식이 손절가에 걸려 전액 매도되었는데 장막판에 상한가를 갔다고 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이럴때 멘탈붕괴를 느끼고 이성이 상실된채 투자를 한다. 
마이너스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본전생각에 극단적인 방법을 구사할 때가 이때다.  
부동심은 이런 극심한 심리적 불안정 상태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2) 타인의 수익인증에 감흥이 없다.
커뮤니티의 인증샷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인증샷을 보고 자신의 투자철학과 맞지않은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보곤한다.
인증샷 심리는 자랑이다.
내가 이만큼 주식 잘 하니 자랑하고 싶고 부수적으로 나를 따르라(?) 같은 심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인증샷을 보면 꾸준한게 있던가?
매월 특정일 인증샷을 몇년동안 지속적으로 올리는 사람을 나는 본적이 없다.
인증샷은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아. 저 사람이 맨날 죽쓰다 이번 어떤 종목으로 운좋게 수익나서 자랑하고 싶나보다.
인증샷 올리는 사람이나 안그런 사람이나 모두 계좌상태는 비슷하다는걸 명심해라.

3) 타인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
부동심은 불교식으로 말하면 감정의 해탈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는 높은 정신수양의 단계로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어쩔수 없는 선입견이 생긴다.
사실 이는 부동심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소위 주식고수라는 사람, 인사이트를 지녔다는 사람, 종목 선정해주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그 능력을 떠나 나름의 자기영역을 구축한 사람들인데 나에 비해 불안정한 상태이고 우습다는 다소 오만하고 건방진 생각을 하게된다.
이런 생각은 주식투자에 절대 도움되지 않는다.
역설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부동심 상태가 아니라는 방증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나 역시 완전한 부동심의 경지까지 이르진 못한거 같다.

부동심의 단계에 이르지못할 경우 외부요인으로 받게되는 스트레스는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
신포도 컴플렉스를 들어본적이 있을것이다. 
위대한 철학자들중 많은 이들이 이솝우화를 차용해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는데 현대 정신분석학이 아버지라 불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시 이솝우화를 멋지게 써먹었었고 그 중하나가 신포도 컴플렉스 이론이다.
누가 현대차주식을 사 많은 수익을 얻었다. 그것을 본 홍길동은 현대차주식이 사고 싶지만 돈이 없다. 여유있을때 꼭 현대차주식을 살거라고 다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않는다. 결혼때문에, 주택청약때문에, 교육비때문에.. 결국 홍길동은 현대차를 포기한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현대차 앞으로 떨어질거야.. 트럼프당선.. 보조금폐지한다고 하고.. 전기차화재가..
사람들은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한다. 생존을 위해.. 그렇게해야 사람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수 있을거 같은가? 인간은 남을 의식한 순간부터 부조리를 경험하게되고 신포도 컴플렉스는 단순한 심리이론이 아닌 생존을 위한 자기방어기제가 되는 것이다.
루쉰은 아Q정전에서 이를 정신승리라 표현했다.
아Q같이 비루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도 살아갈수 있게하는 힘이 곧 정신승리다.
주식하는 우리도 정신승리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상처받은 마음은 치료해야 한다.

약간 다른 얘긴데 예전에 주식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음악으로 치유받은적이 있는데 쇼팽의 에튀드 op25-11 이 그것이다.
유튜브에서 Chopin Etude Op25-No11 by Kissin 으로 검색하면 된다.
변증법을 누군가에게 설명할때 예시로도 사용하는데 이런거다.

1) 주식의 실패. 내 안에 이성과 감정이 대립하는 상태
2) 분노의 극단을 표현하는 쇼팽의 곡을 듣고 감정을 추스림. 이성의 승리
3) 한단계 도약한 나를 발견

실제로 그때를 기점으로 나는 완벽하진 않지만 부동심의 영역에 도달한거 같다.
정리하면 물질적인 부분, 현실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부분, 정신적인 부분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식을 함에 있어서 정신적,심리적 측면을 살펴보았다.
더불어 육체의 건강과 체력을 얘기하고 싶다.
사실 건강의 중요성은 내가 지금껏 써온 글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내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문구를 남기며 글을 마무리 한다.

니가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니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 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니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돼

- 미생 8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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