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비판 - 4. 주식 커뮤니티 단상

경제 | 2023.12.29 15:24

나의 주식투자에 도움을 주는 것중에 하나가 인터넷 커뮤니티다.
여기서 커뮤니티란 인터넷 포털 카페나 웹사이트, 유튜브, SNS, 오픈챗 따위 온라인상의 모든 매체를 말하기로 하자.
커뮤니티의 인간군상은 다양하다.
종목추천하는 자, 종목추천하는 자를 추종하는 자, 광고하는 사람, 싸우는 사람들, 리딩방 홍보, 정치글, 사기꾼, 주식과 상관없는 얘기하는 사람, 관종..
이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구성하는데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플라톤이 그랬던가? 3가지 유형의 인간이 있는데 이성적인 인간, 용기있는 인간, 절제가 필요한 인간 그리고 그 인간들이 조화를 이룸으로 이상적인 국가가 완성될 수 있다고 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인간이란 없으며 이는 커뮤니티에도 해당된다.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시점의 트렌드와 여론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글을 10여분 정도만 봐도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으며 이는 내가 커뮤니티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전업투자자나 주식거래를 자주하는 사람은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않아야 한다.
어떤 한 종목에 몰빵한 사람은 해당 테마에만 관심을 가질뿐 전체 시장의 흐름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처럼 나무는 보지만 숲을 제대로 보지못하는 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커뮤니티를 활용하는게 도움이 된다.

커뮤니티는 클수록, 개방적일수록, 진입장벽이 낮을수록 좋다.
나의 경우 국내 대형포털(다음, 네이버)의 주식카페를 이용하는데 나름 일장일단이 있다.
다음 모카페의 경우 간혹 양질의 글이 올라오지만 폐쇄적이고 운영진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며 UI 역시 불편하다.
또한 회원들간의 친목질과 과도한 정치글로 카페가 서서히 죽어간다는것을 느낀 이후 활동을 접었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게시판에 과거 쓴 여행관련 글을 연속으로 6개쯤 올렸는데 도배인지 모르지만 강퇴되었다. 운영진에게 메일로 소명요청했음에도 답장이 없었다)
이에 반해 네이버의 모카페는 평범한 글들이 올라오긴 하지만 활성화되어 있고 이런저런 사람들의 여러 글들을 보며 여론의 추이를 살피기 용이해 현재도 하루에 한 번이상 꼭 접속한다.

증명되지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인간지표 역시 트렌드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활황일때는 확실히 글수가 늘어나고 수익인증샷의 빈도가 늘어나며 불황일 경우 주식포기선언(?)글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커뮤니티의 글들은 지수추종 ETF 투자시 분명히 참고할만하다.
개인적으로 종목추천글 보단 자신의 품을 들여 하나의 이슈에 거의 매일 꾸준히 올리는 사람들의 글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
그게 맞고 틀리고는 내가 판단하지만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준다.
그런 꾸준함은 쉽지 않으며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생각한다.

커뮤니티의 글을 맹신하지는 말자.
유명유저의 글, 누가봐도 이목을 끄는 글, 확신에 찬 어조의 글들은 글 그 자체로 접근해야 한다.
무슨 말인고하니 각각의 글은 하나의 조각일뿐이다. 이런 조각들(쓰레기같은 조각들도 많다)을 수집해서 내 머리속에서 판단하면 그것이 곧 정보가 되며 투자를 위한 일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커뮤니티의 글을 감각으로만 받아들이고 이성적 분석없이 매수하는 1차원적인 투자방식은 성공하면 쾌락을 느끼지만 더 큰 쾌락을 추구하게되고 언젠간 실패하게 된다. 실패하면 금전적인 손해와 더불어 자괴감까지 들것이다.

물론 재야 은둔고수의 글 하나로 주식투자의 본질을 깨닫고 향후 자신의 투자방법을 정립한 사람들도 있기는하나 극히 일부의 경우다.
나는 누군가 주식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줄 그런 글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주식 커뮤니티에서 빠질수 없는게 리딩방이다.
노파심에서 얘기하자면 나는 리딩방에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다만, 주식 커뮤니티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
인간은 극도로 자애심(노골적으로 말하면 이기심)이 강한 동물이고 이런 인간의 본성으로 태어난 경제적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이며 주식투자는 그 척점에 있다.
리딩방의 본질은 그것이다.
리딩방을 개설하는 사람(이하 마스터)이나 참여하는 사람(이하 게스트)이나 결국은 경제적 이득을 최종 목적으로 한다.
마스터 입장에서 얻는 이점은 금전적이득(회비 등), 유명세, 이를 바탕으로한 2차 금전적이득(출판, 강의 등) 그리고 자기만족(정신적 우월감 등) 이다.
주식을 오래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으로 사람을 모으고 리딩하며 간혹 재능기부 등의 미사여구로 포장을 하지만 최종 목적지는 결국 돈이다.
냉정히 생각해보자.
마스터들이 순수한 주식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낼 자신이 있을까? 물론 꾸준한 수익을 낼 수있는 마스터들은 많을것이다. 하지만 그 수익보다 몇 배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게 유료 리딩방이다.
월회비로 10만원받는 리딩방에 100명의 회원만 모집해도 매달 1천만원의 수익이 생긴다(세금은 논외로 하자)
물론 그런 리딩방을 유지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종목분석,홍보..)을 하겠지만 자신의 계좌에서 투자로 얻는 수익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들은 순수 트레이딩 실력보다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종목선정 노하우, 언변, 대처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트레이딩 실력이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면 그냥 조용히 매수,매도만 하면 된다. 뭐하러 힘들게 사람들 모으고 공지띄우고 상담하겠는가?

게스트 입장에서 얻는 이득은 트레이딩으로 얻은 수익에 회비를 납부한 차액이다.
차액이 플러스가 된다는 보장만 확실하면 나쁘지않은 선택이다.
이전 글에서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고 했다. 모로 가든 합법적으로 돈만 벌수 있다면 무조건 옳다.
문제는 돈을 벌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느냐다.
아무리 유능한 마스터가 리딩하더라도 기술적 분석이 힘든 게스트 입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의 흐름에 대처하기란 쉽지않다.
마스터가 실시간으로 붙어 리딩해주지 않으면 말이다. 회원 각자의 평단이 다를것이고 진입시점도 다른데 마스터가 모두에 만족할 솔루션을 제공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내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연배라면 한번쯤 시도해봐도 나쁘지 않을것이다.
반대로 앞으로 2~30년을 주식투자할 사람이라면 당장은 처참한 계좌라해도 자신의 주식체력을 키우는게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언제까지 매달 회비내고 리딩을 받을것인가? 그럴바에야 차라리 펀드나 신탁회사에 자산을 맞기는게 더 낫다고 본다.

나는 건전한 리딩방이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개인투자자가 많이 생기고 주식에 돈이 몰리니 수급이 중요한 나의 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종목추천글도 자주 올라온다.
종목추천 의도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리딩방개설을 위한 중간단계로 인지도 쌓기 또는 선취매 또는 나누고자하는 순수한 마음이라 하자.
뭐가되든 종목추천글 역시 주식 커뮤니티의 빠질수 없는 부분이다.
종목추천글은 주식 초심자 입장에서 학습하기 좋은 글이다. 다만 시간이 지난 후 검증을 위해 종목추천글을 다시 열어보면 삭제된 글이 적지않다.
아마도 예측 실패한 종목을 감추기 위해서 일것이다.
개인정보나 정보와 결합해 특정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글을 제외한 글삭제는 커뮤니티 활성화에 하등 도움될것이 없다.
실패한 예측도 그 자체로 공부며 학습이 될 수 있다.
해당 글에 심혈을 기울여 댓글을 달았는데 원글이 삭제되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번 글은 주식투자의 관점으로 보면 본질보단 샛길로 빠진듯한 주제에 대해 얘기했다.
인터넷 세상인 요즘 어느 분야나 커뮤니티가 존재하며 자신에게 적절한 주식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교환하여 주식투자가 하나의 문화로써 건전한 방향으로,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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