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식비판 - 2. 스타일의 문제(장투, 단타, 스윙)

경제 | 2023.11.03 10:58

장투,단타,스윙은 보통 주식 보유기간으로 분류하는데 기간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1~7일은 단타, 대략 5년 이상을 장투, 그 외 스윙으로 분류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장투,단타,스윙 모두 하고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자.

- 장투 -
나의 장투종목을 선정하는 첫번째 고려사항은 상폐위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장투종목은 자금이 많이 들어가므로 특별히 체크해야 한다(나는 장투비중이 70%이상이다)
그리고 해당 섹터에서 1위 기업이 대상이다.
대략 코스피 시총 상위 50위 이내라면 상폐위험은 거의 없다.
물론 97년 하반기와 같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엔 그에 맞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내가 주식투자한 이후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두번째 고려사항은 배당수익이다.
대략적으로 배당수익율 5% 이상이며 꾸준히 배당지급하는 종목이어야 한다. 시세차익을 고려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지엽적인 부분이다.
첫번째와 두번째를 만족하는 종목이 장투 선정의 기준이 된다.
개인적으로 현대차 주식을 16년째 보유하고 있다.
사실 주가측면에서 현대차로 별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오로지 배당을 바라본다.
배당수익 5%면 단순계산으로 20년이면 원금의 수익이 들어온다. 그뿐인가? 시세차익까지 고려하면 그 수익은 적지않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면 일부매도해 비중축소와 현금을 확보하고 주가하락시 매도한 비중 이상으로 갯수를 늘린다.
팬데믹 초기 주식시장 초토화 되었을때 매수하고 애플카 이슈같은 비정상적인 상승의 경우 일부매도 한다. 어쨌든 꾸준히 수량을 늘려간다.
실적공시나 월봉 가끔씩 체크하는 정도여서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는다.
이런 투자를 하게되면 주가의 등락은 신경쓰지 않게된다. 상폐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고 무엇보다 배당이 꾸준히 들어오기 때문이다.

얼마전 연금저축 10년만기 대상자 방문 상담을 받은적이 있다.
보험설계사분이 현행 보험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새로운 상품을 안내하는게 목적인 만남이었다.
새로운 상품은 최저보장 이율이 2.9%이고 6개월 선납시 이러이러한 혜택이 있고 장기로 가져갈 경우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뭐 그저그런 상품이었다.
나에겐 별 메리트가 없어 거절했는데 보험설계사분께서 더 적극적으로 상품안내를 하는것이었다.
현재 금리는 비정상이고 한국은 선진국이기 때문에 금리는 내려갈 수밖에 없으며 2.9%의 보장이율은 결코 낮은게 아니란거였다.
사업비가 얼마나 되나 물었다. 대략 16%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보험설계사에게 정중히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금리나 환율은 지극히 거시적인 관점에서 봐야하는데 선생님께서 너무 확신에 찬 듯 말씀하신다.
지금 저축은행 단기자금 이율이 대부분 3%넘어가는데 현 공시이율과 거의 차이가 없다. 사업비 역시 타 보험사에 비해 높아보인다. 그런 연유로 나는 펀드보다는 ETF를, 장기보험상품 보다는 배당주를 선호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배당수익을 보여주니 더 이상의 보험상품 권유없이 미팅을 종료했다.

배당으로 나온 수익은 별다른 이슈가 없는한 재투자하기 때문에 복리의 효과를 누리며 그 위력은 배가 된다.
자금,정보력,전문성 모든 면에서 개인투자자는 기관,외국인에 비해 열세란걸 부정할 수 없다. 단 한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며 자신의 입맛에 맞게 투자의 강도와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장투는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며 누구나 할 수있다.
종목선정은 앞서 말한대로 초등학생도 알법한 종목이 대상이 되고 기술적인 대응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엉덩이 무겁게 꾸준한 성격이면 족하다.
배당주 투자는 흙속의 진주와 같은 성장주를 발굴하는게 아니다. 흙속의 진주를 찾기는 어렵다. 30년전에 삼성전자나 아마존을 선정할 안목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는 흙속의 진주가 아닌 금은방의 진주를 사서 그냥 꾸준히 가지고 있으면 되는것이다.

- 단타 -
수급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준에 의해 선택된 종목을 단기간에 사고파는 방식이다.
직장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스캘핑할 수는 없고 매일매일 종목분석도 쉬운일은 아니다.
나의 직업은 프로그래머로 그날의 거래내역이나 넷상의 필요한 자료를 수집해 개인서버에 저장 및 분석, 선정된 종목을 알림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것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이러한 수단은 자신이 만든 검색식이 될 수있고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커뮤니티나 리딩방의 추천종목도 될 수있다. 각자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 투자하는게 최선이다.
중요한건 자신의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선정된 종목을 매수/매도하는 시점, 비중을 얼마로 할지, 손절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자신의 기준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루틴화해 꾸준히 실행에 옮길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방법을 찾았다면 손실이 나더라도 최소 1년정도는 해 볼 필요가 있다. 계좌가 마이너스가 되었으니 실패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나의 종목선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매매방식이 잘못되지 않았을지에 대한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것이다.
요약하자면 투자의 주체는 나 자신이어야 한다.
내가 나를 제일 잘 아는데 어떤 종목을 언제 사야되고 팔아야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곰곰히 생각해볼 부분이다.

종목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단타투자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기계적인 액션을 취하는게 중요하다.
점쟁이도 아니고 종목을 선정할때 언제나 수익이 나는 경우는 단연코 없다. 문제는 대응이며 그것만 잘해도 계좌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점쟁이가 될 수도 없고 점쟁이같이 투자해서도 안된다. 권위있는 누군가의 추천주에 확신에 차 종목과 사랑에 빠져 맹신하는 투자자를 보면 안타깝다.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단타에 있어서 나는 종목의 실적은 거의 보지 않고 수급을 최우선으로 본다.
또한 단타에 어떠한 잣대로 제한을 두지 않는다.
독재자 아들이 대표인 종목이나 유력 좌파 정치테마주도 수익을 줄 수있다면 훌륭한 종목이다.
정치신념이 나와 다르다? 돈이되면 산다.
재무가 형편없어도? 돈이되면 산다.
가치관이 나와 다른 종목이어도? 돈이되면 산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라는 마인드가 단타엔 필요하다.

- 스윙 -
앞서 언급한대로 장투와 단타를 제외한 나머지를 나는 스윙으로 분류한다.
스윙은 3가지 유형이 있는데 크게 ETF,  물린종목 대응, 헷지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둔화될 시즌이면 단타선정 종목이 줄어든다. 그럴때 ETF, 특히 지수추종 롱/숏 ETF을 적절히 거래한다.
사실 ETF는 매도/매수시점에 명확한 기준은 없다. 경제 전반적인 흐름이나 대외상황, 금리, 유가, 환율, 경상지표 등을 적절히 판단하여 투자하고 대응하는것 뿐이다.

주식투자를 하면 누구나 물리는 종목이 있기 마련이고 나도 그렇다.
사람들은 물린종목이 보기 싫어 전량매도하기도 하고 본전 올때까지 무한정 존버하기도 한다.
그런 종목을 복구하기는 쉽지 않은데 우선 냉정하게 판단해봐야 한다.
이 회사가 망할회사인지 아닌지? 재무제표가 어떤지? 대주주가 어떤 부류인지? 업종이 사양산업인지?
만약 누가보더라도 망할 회사거나 재무가 쓰레기거나 심심하면 증자나 사채를 남발한다면 그 종목은 볼 필요없다.
그렇지 않은 회사면 적절한 시점에 매수/매도를 반복해 비중을 조절하고 손실을 줄여 나간다. 좋게말하면 리밸런싱, 나쁘게 얘기하면 물타기라 할 수 있다.
리밸런싱은 손실을 줄이는것도 있지만 평단을 낮추고 망가진 차트를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이라 볼 수있다.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리밸런싱 기법에 대해 공부해보는게 도움될 것이다.

헷지는 경제지표 영향에 대비되는 주식을 일정부분 보유후 적절한 시점에 매수/매도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은행,보험주와 건설주는 금리에 상반된 주가흐름을 보인다. 정유주와 여행,항공주는 유가, 원자재 관련주는 환율 등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금리인상기엔 건설주 갯수를 늘리고 은행주에서 일부분 현금화하며 금리하락기엔 그 반대로 한다.
자본주의하에서 경제지표의 오르고 내림은 반복적으로 이뤄지며 경기 사이클도 마찬가지다.
장투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여유자금으로 굴려야 한다. 위험의 회피라는 측면도 장점이고 해당 종목이 배당까지 지급한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이런 투자방식은 경제흐름에 관한 안목이나 기술적 분석의 공부가 선행되어야 하며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식투자의 꽃이라 할 만하다.

장투,단타,스윙 투자에 대한 나의 생각을 대략적으로 얘기했다.
이와 더불어 현금화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다.
평가금액은 돈이 아닌 이데아 세계의 허상일뿐이다.
수익 발생시 일정부분 매도하여 계좌에 여분의 자금을 남겨두는건 반드시 필요하다.
가용자금의 반만 실제 투자에 써보면 주가상승하락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주식투자를 여유있게 할 수 있다.
조급하게 수익을 바라지마라.
시간에 쫒기면 냉정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미수는 가장 어리석은 투자방법이다.
종목 한두개에 몰려있는 소위 몰빵도 마찬가지다.
이번 한번 크게 한탕수익 후 주식에 손을 뗀다면 해볼수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하겠지만 가능성 희박한 소리다.
우선 한탕하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설령 한탕했다한들 과연 그 마법같은 중독을 억제할수 있을까? 내 주위 그런 사람은 없었다.
2차전지가 맹위를 떨치던 올여름.. 한 경제지 기사에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추천한 종목이 에코프로 관련, 포스코 관련, 금양, 엘엔에프 등의 종목을 골고루 가져서 분산투자하고 있다는 어이없는 기사가 떠오른다.
전형적인 섹트몰빵 투자를 분산투자로 둔갑시키는 수준미달의 기사였다.

시장에 순응하자.
시장을 거스를수 있는 종목은 없다.
물론 특출난 능력으로 수익을 내는 슈퍼개미도 봤지만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다.
우리같은 보통사람이 흉내내다 가랑이 찢어진다.
호가창과 분봉에서 누가봐도 매수세가 우위인데 매도했다면 입맛을 다실거고 그 반대라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촌각을 다투는 호가창에서 거대한 추세를 온몸으로 맞을 자신과 자금이 있는가?
시장의 흐름, 수급의 흐름을 느끼고 거기에 몸을 맞겨야한다.
우주선을 발사할때 지구자전 반대방향으로 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구자전을 이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날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춘추시대 노자는 무위자연.. 즉, 인위적인것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로 돌아가라고 했다.
주식하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곱씹어 생각해봄직하다.
노자는 입버릇처럼 말하길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도 져본적이 없다고 자랑했었다.
이 얘기를 들은 이웃마을의 동네깡패가 노자를 찾아가 물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싸움을 잘할수 있습니까? 비법 좀 알려주십시요"
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난 이날 이때까지 누구와 싸워본적이 없네.."

싸우지 않는다.. 거스르지 않는다..
이건 정말 진리다.
나는 시를 좋아하지 않지만 노자의 도덕경은 한편의 시와 같고 그 통찰은 2천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감탄을 자아낸다.
시장과 싸워 이기려는 생각은 버리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무기한 공매도를 비롯한 금감원의 역할이나 시장조성자의 행태 등 한국 주식시장에 문제가 많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많은 개인투자자가 한국시장보다 외국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이동하곤 한다.
한국주식이 개판이라지만 시계를 20년전으로 돌려보자. 미국 상황은 어떠했고 중국 상황은 어떠했는가? 한국이 망하지않는 이상 주식시장은 건재할 것이고 저평가된 시장가치가 언젠가는 인정받을날이 올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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